뤼튼 광고로 본 AI 마케팅, 브랜딩을 잘했다고 해서 다 잘되는 걸까?

브랜딩 덕후가 AI 마케팅에 입성하자마자 만난 운명적 광고, 뤼튼 × 지드래곤! "나도 저런 마케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설렘을 준 57% 성장 사례 뒤에 숨은 전략과 브랜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현실까지, 브랜딩 덕후의 솔직한 관찰기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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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4, 2025
뤼튼 광고로 본 AI 마케팅, 브랜딩을 잘했다고 해서 다 잘되는 걸까?

브랜딩 덕후인 나를 설레게 한 AI

지드래곤이 스마트폰을 들고 흔들흔들 셀프 촬영하며 던진 한 마디

"이거 AI 광고야.

광고야, 광고."

30초짜리 영상 하나가 나온 후 앱 다운로드 57% 급증, 회원가입 44% 폭증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마케팅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가끔 "운명적인 순간"이라고 부를 만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내게는 바로 AI 마케팅에 발을 들이자마자 터진 뤼튼 광고가 그랬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나도 저런 광고를 기획할 수 있을까?"

마케팅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업계 판도를 뒤집는 광고’ 케이스 스터디가 바로 눈앞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AI? 브랜딩? 꼭 필요할까?

실무에서 계속 듣게 되는 질문들

AI 마케팅을 시작하고 나서 정말 많이 듣게 된 말이 있다.

"당장 매출이 안 나오는데 브랜드 이미지 만드는 건 너무 오래 걸려"

"AI 회사는 특히 더 그렇잖아. 기술만 좋으면 되는 거 아냐?"

"다른 회사들보다 우리 기술력이 더 뛰어나다고 어필하는 게 중요해"

솔직히 처음엔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 같았다. 경기도 어렵고, 앞서가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수많은 기업들 속에서 브랜딩이라는 게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AI 시장을 관찰해보니 다른 촉면이 보였다

기술적으로 차별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ChatGPT, Claude, Gemini 등 주요 모델들의 성능 차이가 예전만큼 확연하지 않고, 오픈소스 모델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API 몇 줄이면 최신 AI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결국 고객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까?

미세한 성능 차이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았다.

게다가 지금 AI 서비스가 너무 많지 않나?

매일 새로운 AI 도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상황에서는 결국 브랜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특히 AI는 아직도 일반인들에게는 복잡한 분야다. 기술적 설명을 들어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 서비스 쓰기 편하고 정말 유용하다”

는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판단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AI, 혁신과 진입장벽 사이에서

이미 쓰는 사람 vs 아직 안 쓰는 사람의 격차

흥미로운 건, AI 사용자층이 극명하게 나뉜다는 점이다.

업무로 AI를 쓰는 사람들은 이미 자신만의 프롬프트를 연구해서 만들어 쓰고 있다.

이들에게는 뾰족한 니즈가 있다. "이 AI보다는 저 AI가 이 분야엔 더 특화되어 있어", "이런 업무에는 이 프롬프트가 효과적이야" 같은 구체적인 선호도를 갖고 있다.

반면 아직 AI를 제대로 안 써본 대다수는 여전히 "AI = 어려운 것"이라는 선입견에 갇혀 있었다. 이들에게는 기능적 설명보다는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

뤼튼 광고가 읽어낸 시장의 진짜 니즈

바로 여기서 뤼튼의 통찰이 빛났다.

뤼튼은 AI를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차가운 기술이 아닌 따뜻한 감성으로,

복잡한 도구가 아닌 편안한 친구로 접근하는 것

이게 바로 그들이 지드래곤을 기용하고 파격적인 광고를 만든 이유였다.

뤼튼 광고는 어떻게 모든 걸 바꿨나

광고 크리에이티브, 모든 상식을 뒤집다

의도적 불완전함의 전략

뤼튼의 리브랜딩을 주도한 제일기획에서도 제작 과정에서 끊임없이, 짜여진 카피 없이 촬영해도 될지, 엔딩 로고를 이렇게 크게 넣어도 될지, BGM 없이 괜찮을지 등 "이래도 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솔직히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리스크가 굉장히 컸을 텐데, 같은 업계 사람으로서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일상 속 자연스러운 소통

이건 단순한 포맷 변경이 아니었다. 숏폼 콘텐츠가 익숙한 세대에게는 숏폼 자체로, 아이돌 팬덤에게는 자신들과 직접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처럼도 느껴졌을 것 같고, 지드래곤의 일상을 엿보는 브이로그 한 장면 같기도 했다.

마치 연예인이 대기실에서 재미로 "광고 놀이"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친근한 대화였다. "이거 AI 광고야. 광고야, 광고"라는 대사도 팬들에게 장난스럽게 말을 거는 느낌이었다.

딱딱한 광고가 아니라 좋아하는 연예인과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바로 이런 친밀하고 일상적인 감성이 사람들의 소비 욕구를 더욱 자극한것 같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전면 재설계

색깔 하나로 말하는 철학

뤼튼의 빨간색 선택은 AI 업계에서 보기 드문 파격이었다. 대부분의 AI 브랜드들이 신뢰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차가운 블루톤을 쓰는 반면, 뤼튼은 에너지와 친근함을 상징하는 레드를 택했다.

기존 AI 브랜드: 파란색 = 신뢰성, 안정성, 전문성

뤼튼: 빨간색 = 에너지, 열정, 친근함

이는 단순한 컬러 변경이 아니라 "우리는 차가운 기술이 아니라 따뜻한 관계를 만들고 싶다"는 브랜드 철학의 표현이었다.

빨간 원(Red Circle)에 담긴 철학

뤼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빨간 원'에 대한 그들의 고찰이었다. 단순해 보이는 이 도형 하나에도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원은 완전함과 포용을 상징한다. 뤼튼은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AI"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각진 모서리가 없는 부드러운 형태로 AI의 친근함을 표현하면서도, 강렬한 빨간색으로 에너지와 열정을 보여준 셈이다.

타겟 재정의: 좁히면서 넓히기

뤼튼은 타겟을 명확히 좁혔다가 다시 넓히는 전략을 썼다.

1단계: "AI에 호기심 있지만 어려워하는 일반인"으로 좁힘

2단계: 이들의 반응을 보고 "모든 연령대의 AI 초보자"로 확장

이는 전형적인 PMF(Product-Market Fit) 전략의 브랜딩 버전이었다.

이런 타겟 재정의로, 뤼튼은 기존 AI 브랜드들과 완전히 다른 언어를 썼다.

  • 전문 용어 → 일상 언어

  • 기능 설명 → 경험 이야기

  • 딱딱한 톤 → 친근한 톤

  • 정확성 강조 → 재미 강조

미래 전략: AI Agent 생태계 구축

뤼튼의 브랜드 혁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들의 진짜 목표는 'AI Agent 시대의 문을 여는 것'이었다. 그래서 뤼튼은 자신을 "당신의 첫 AI 에이전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단순한 AI 도구가 아니라, 개인 비서처럼 능동적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로 진화하겠다는 뜻이다.

기존 AI: "물어보면 답해드려요"

AI Agent: "필요한 걸 먼저 챙겨드려요"

뤼튼 스튜디오 2.0을 통해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한다는 계획도 흥미롭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업체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겠다는 전략이다.

🎯 브랜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뤼튼이 보여준 건 단순한 마케팅 성공 사례가 아니다. AI 브랜드가 사람들의 마음에 어떻게 파고들 수 있는지 보여준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이다.

브랜딩이 답은 아니다

브랜딩은 마법이 아니다. 제품이 형편없는데 광고만 잘 만든다고 성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제품을 가지고도 브랜딩을 소홀히 하면 묻힐 수 있다는 것이 AI 시장의 현실이다.

중요한 건, 뤼튼의 성공이 단순히 "광고를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뤼튼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브랜딩 효과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뤼튼이 증명한 3가지도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1. 차별화는 기술이 아니라 감정에서도 나올 수 있다

  2. 완벽함보다 진정성이 더 강력하다

  3.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 기존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쉽다

또한, 매번 느끼는거지만 브랜딩을 위해서는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질문이 있다.

바로,

"우리 제품이 정말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가?"

"우리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이다.

뤼튼이 열어젖힌 이 새로운 포문이 AI 마케팅 업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도 기대된다. 앞으로 더 많은 AI 브랜드들이 기술적 스펙 대신 감정적 연결을, 완벽한 연출 대신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계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브랜딩에 반해 무언가에 홀린 듯 마케팅을 시작한 만큼, 나름 내 관점을 담아 뤼튼 사례를 분석해보았다. AI 브랜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앞으로도 이런 재밌는 브랜드 스토리들을 계속 다뤄보고 싶다. 다음에는 더 매력적인 브랜드 사례를 찾아 가져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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